제 6 호 Dear. J
미상
잘 지내고 계시나요?
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.
우리가 떨어져 있는 동안 많은 것들을 경험했어요.
해보고 싶은 게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해보고
그러다 실패하게 되면 자책과 후회도 해보고
다시금 일어나 더 나은 내가 되려 노력해보고
어때요,
조금은 성숙해졌다고 생각하시려나요?
우리가 아닌 동안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.
적당한 거리를 지킨 채 살갑게 지켜봐주는 사람들
내가 무얼 하든 어떤 사람이든 응원해주는 사람들
사랑을 그 자체로 주고 받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들
제가 이렇게 잘 살고 있어서
조금은 마음이 놓이시려나요?
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요.
걱정할 만하게 살고 있지도 않아요.
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.
다 괜찮아요.
얼마나 힘들었을까요.
어딘가 누군가에게 얽매인 채 있다는 게
갑자기 사라져버린 자유를 갈망하는 게
또, 얼마나 아팠을까요.
그러한 생각을 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게
결국엔 떠나는 것을 택하고 돌아서는 게
매일 밤 전화했지만 받지 않던 그때가 밉진 않아요.
사랑받으려 애써 노력하는 날 보던 그대 눈빛도 그래요.
혹여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.
저는 괜찮아요.
다만,
가끔 옛날 생각들이 떠올라
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아 서글픈 마음과
아직도 그때에 머물러 있는 나를 발견하면
응, 그때 빼고는
저는 다 괜찮아요.
정말로 잘 지내고 있나요?
나는 아마도 잘 지내고 있어요.
엄마, 보고싶어요.